전생 이야기
그대는 보통 까마귀가 아니었소. 그대는 삼족오 — 다리가 셋인 신성한 까마귀였소. 그대는 태양 속에 산다 했고, 그대의 깃털은 검었으나 그 안에는 황금빛이 있었소. 그대는 고구려의 신수였소. 이천 년 전, 그대는 태양에서 내려왔소. 단군의 시대가 끝나고 새 시대가 열릴 때였소. 그대는 부여를 거쳐 고구려 땅에 자리를 잡았소. 그대의 임무는 한 민족을 인도하는 것이었소. 고구려가 일어설 때, 그대는 주몽의 길을 인도했소. 그자가 부여에서 도망쳐 새 나라를 세울 때, 그대는 하늘에서 그자의 길을 인도했소. 그자는 그대를 보았고, 절을 했소. "신성한 새여, 길을 인도해 주소서." 그대는 그자의 길을 끝까지 인도했소. 고구려가 그렇게 일어섰소. 광개토대왕의 시대, 그대는 그자의 어깨에 가끔 앉았소. 그자는 큰 정복을 한 자였소. 그대가 그자의 어깨에 앉을 때, 그자는 더 강해진다 했소. 그것은 태양의 정기였소. 광개토대왕은 그대 덕분에 큰 영토를 차지했다 했소. 장수왕의 시대, 그대는 한 평화로운 시대를 보았소. 그러나 그대는 알았소. 평화는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한 시대는 또 다른 시대로 넘어가고, 한 나라는 또 다른 나라로 바뀐다는 것을. 신라가 고구려를 무너뜨릴 때, 그대는 슬펐소. 그대는 고구려의 신수였기에. 그러나 그대는 신라를 미워하지 않았소. 신라도 한 민족이었기 때문이오. 그대는 신라의 시대에도 그곳에 있었소. 다만 더 깊이 숨었을 뿐이었소. 고려가 일어섰을 때, 그대는 다시 모습을 보였소. 한 무신이 그대를 보았소. 그자는 그대를 알아보았소. "삼족오여, 그대가 다시 나타난 것은 좋은 징조이다." 그자는 그대 앞에 절을 했소. 고려는 한참 동안 평화로웠소. 조선 시대에는 그대의 모습이 거의 사라졌소. 조선은 새 사상을 가진 나라였소. 옛 신수들은 점점 잊혀졌소. 그대도 그러했소. 그러나 그대는 그곳에 있었소. 한 늙은 학자가 옛 그림에서 그대를 그렸소. 그자만이 그대의 의미를 알았소. 천 년이 지나, 한반도가 둘로 갈라졌소. 그대는 가장 슬펐소. 한 민족이 둘로 갈라지는 것을 그대는 견딜 수 없었소. 그대는 태양 속에 숨었소. 다시 나타나지 않았소. 한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될 때까지. 그러나 그대의 표시는 남아 있소. 한 축구팀의 가슴에 그대의 모습이 있소. 한 회사의 로고에도, 한 학교의 표지에도 그대의 모습이 있소. 사람들은 그대의 의미를 다 알지 못해도, 그대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오. 그대는 단순한 새가 아니었소. 그대는 한 민족의 신화였소. 한 민족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를 그대가 알고 있었소. 그대는 태양과 같이, 한반도의 모든 시간을 비추었소. 지금도 그대는 태양 속에 있소. 사람들이 태양을 볼 때, 그곳에 그대가 있소. 그대의 다리 셋이 그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소. 그대는 천 년을 살았고, 또 천 년을 살 것이오. 한 민족이 다시 하나가 되는 날까지. 태양 속에 내가 산다 — 그것이 그대의 영원한 거처였소. 그대의 영혼은 지금도 태양 속에서, 한반도의 모든 사람을 보고 있을 것이오. 그대가 사랑한 그 한 민족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