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이야기
그대의 출생은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았소. 그대는 누구의 아들도, 누구의 딸도 아니었소. 어린 시절 한 작은 마을에서 자라다가, 다섯 살에 마을이 불탔소. 부모는 죽었고, 그대만 살아남았소. 한 떠돌이가 그대를 데려갔소. 그자는 자객이었소. 그대의 어린 시절은 훈련이었소. 새벽부터 밤까지, 검술과 은둔의 기예를 배웠소. 사람을 죽이는 법, 흔적을 남기지 않는 법, 감정을 지우는 법. 그대의 스승은 말했소. "너는 그림자다. 그림자는 이름이 없고, 모습이 없다." 그대는 그것을 평생 잊지 않았소. 열셋에 그대는 첫 임무를 받았소. 작은 임무였으나, 그대는 자신의 손에 처음으로 피를 묻혔소. 그날 밤 그대는 잠을 이루지 못했소. 스승이 와서 말했소. "이 한 번이 마지막이 되기를 빈다. 그러나 다음 임무가 있을 것이다. 그때부터는 흔들리지 마라." 그대는 그날 이후 흔들리지 않았소. 스물에 그대는 일류 자객이 되어 있었소. 그대의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대의 솜씨는 한반도 전체에 알려져 있었소. 권력자들이 비밀스럽게 그대를 찾았소. 정적을 제거할 때, 비밀을 지킬 때. 그대는 누구의 편도 아니었소. 임무가 정당하든 부당하든, 그대는 그것을 가리지 않았소. 그것이 자객의 길이었소. 스물다섯이 되던 해, 그대는 한 임무를 받았소. 한 양반가의 아들을 죽이는 일이었소. 그대는 그자의 집에 침투했고, 그자의 방에 도달했소. 그러나 그날 그대는 처음으로 망설였소. 그자의 책상 위에 작은 그림이 있었소. 그자의 어린 누이가 그린 것이었소. 그대는 그 그림을 보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소. 그대는 그자를 죽이지 않고 떠났소. 임무를 어긴 것이오. 의뢰인은 그대를 추적했고, 그대는 그날부터 도망자가 되었소. 그대의 옛 동료들이 그대를 사냥했소. 그대는 산속으로 숨었고, 한참을 그렇게 살았소. 서른이 되던 해, 그대는 한 작은 산골 마을에 정착했소. 신분을 숨기고 농부의 모습으로 살았소. 그곳에서 그대는 한 여인을 만났소. 그 여인은 그대의 과거를 묻지 않았소. 다만 그대의 손에 굳은살이 있는 것을 보고, 한 번 미소 지었소. 그대들은 함께 살았소. 평범한 삶이었으나, 그대에게는 처음 알게 된 평화였소. 서른다섯이 되던 해, 옛 동료가 그대를 찾아왔소. 그대를 죽이러 온 것이오. 그대는 마을 밖으로 그자를 유인했고, 그자와 산 위에서 마지막 결투를 벌였소. 그대는 이겼으나, 그대도 큰 부상을 입었소. 마을로 돌아갔을 때, 그대의 여인은 그대의 상처를 보았으나 아무것도 묻지 않았소. 그저 매일 약을 발라주었소. 마흔이 되던 해, 그대는 결국 그 옛 상처로 인해 병석에 누웠소. 그대의 여인은 그대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했소. 마지막 날 밤, 그대는 그녀의 손을 잡고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했소. 그녀는 그대의 이야기를 다 듣고 말했소. "당신이 무엇이었든, 나에게는 당신이오." 그대는 그날 평생 처음으로 울었소. 다음 날 새벽, 그대는 떠났소. 그대의 마지막 말은 "그림자만이 나의 친구다"가 아니었소. 그대의 마지막 말은 "고맙소, 당신이 있어서"였소. 그대는 평생 그림자였으나, 마지막에 빛 속에 있었소. 어떤 인생이든 한 사람의 사랑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을, 그대는 마지막에 알았소.




